초록
아시아·태평양전쟁 시기에 일본군은 침략 전쟁을 수행하면서 전장에 ‘위안부’를 동원하고, 전쟁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부터 일본은 이미 전쟁을 통한 제국주의적 침략 노선을 분명히 했습니다. 청일전쟁·러일전쟁부터 1931년 만주사변과 1937년 중일전쟁을 통해, 일본은 군사력을 앞세운 대외 침략에 나섰고 조선의 식민지화도 이 과정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전쟁범죄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더 나아가 국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관심 사안임에도 그동안 관련 자료집 출간은 상당히 저조하였습니다. 예비 조사를 거쳐 2016년 일본군 ‘위안부’·전쟁범죄 자료 수집·편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국사편찬위원회는 미국‧영국·중국·일본 등지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이번에 간행하는 세 권의 자료집은 그동안 진행해온 자료 수집의 성과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는 여러 층위에서 생산되었습니다. ‘위안소’의 설립과 운영의 주체였던 일본군, ‘위안부’ 모집과 수송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조선총독부를 비롯한 일본의 국가 기구들이 생산한 문서들은 핵심적 자료들입니다. 패망을 전후해 일본은 관련 자료들을 조직적으로 파괴하고 멸실하고자 시도 했지만, 다행히 일부 자료가 남아 있어 위안부의 실상을 규명하는데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중요한 자료 생산자는 연합군이었습니다. 전쟁 당사자로서 연합군은 일본군 문헌을 수집하는 한편, 사로잡은 포로들을 세밀하게 심문하여 수많은 보고서를 남겼습니다. 일본군이 생산한 ‘위안소’ 관련 자료들은 연합군에 노획되어 영어로 번역되었고, ‘위안부’와 ‘위안소’ 운영자들을 심문한 기록들도 남아있습니다. 연합군 자료는 당사자가 아닌 제3의 위치에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본 것이기에 일본군 자료에서는 볼 수 없는 위안부의 실태를 규명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자료는 ‘위안부’ 생활을 한 생존자들의 경험과 기억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위안부’ 경험을 공개적으로 밝히신 분들이 그리 많지 않고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기억도 흐릿해진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로, 당시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문서, 사진, 동영상 등의 자료의 추가 발굴이 더욱 절실합니다.
‘위안소’ 운영뿐만 아니라 일본군은 여러 가지 전쟁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약탈, 민간인 학살, 포로 학대 심지어는 생체 실험과 식인 행위까지 자행한 일본군의 전쟁범죄는 전쟁 후 중요한 단죄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일본군 전쟁범죄와 관련된 연구나 자료집 간행 등은 매우 빈약한 상황입니다. 포로 감시원으로 동원되었다가 B·C급 전범으로 분류되어 처벌당한 조선인 사례만이 주목을 받는 정도입니다. 전쟁이 끝난 뒤 이루어진 전쟁범죄 처리는 평화와 인도를 정립하는 일이기도 했지만, 전후 질서와 가치를 확립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일본군 전쟁범죄 자료를 수집·편찬하여 근현대사 역사 연구의 토대를 다지고자 합니다.
이번에 간행하는 자료집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수집한 ‘위안부’ 관련 자료들 가운데, 남서태평양지역 총사령부 산하 연합군번역통역부(ATIS), 동남아시아번역심문센터(SEATIC), 중국-버마-인도 전구사령부(CBI)가 생산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들을 선별 수록하였습니다. 이후에도 국사편찬위원회는 미국·영국·네덜란드 등지에서 이미 수집한 ‘위안부’ 관련 구미권 자료들을 간행하는 한편, 일본군 전쟁범죄 관련 자료집도 연속하여 간행할 예정입니다.
연합군이 생산한 자료들은 기존 자료집에도 간간이 소개되기는 했으나, 문서의 일부만을 선별 발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자료의 소장 기관과 출처가 누락되어 있어 자료 검증에 큰 장애를 초래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본 자료집은 ‘위안부’와 ‘위안소’를 직접 언급하는 문장만이 아니라, 문서 전체를 번역하여 소개함으로써 자료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자료집에 수록된 영문 자료는 원자료가 일본어로 되어 있어, 한국어로의 번역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영문 자료 번역에 애쓰신 김택현, 박미경, 이연식 선생님과 원고를 교정해주신 김충석, 정일영, 황동하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문서 소장처와 출처를 정확히 제공하여 자료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앞으로 본 자료집은 일반인과 전문 연구자가 신뢰하고 인용할 수 있는 정본(定本) 자료집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본 자료집이 유관 기관과 연구자 그리고 일반인들을 위한 기초 자료집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목차
간행사
일러두기
동남아시아 전구와 위안부 자료
남서태평양지역 연합군번역통역부 현황 번역 제 100호
Roundup
Phoenix
SEAC
동남아시아 연합군 총사령관 연석회의